Archive for July, 2009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읽다

Monday, July 6th, 2009

 단숨에 읽히는 책들이 있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역시 그 중의 하나다. 새벽에 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 출근하면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해서 이동 중에 거의 다 봤으니 몇 시간 만에 읽은 셈이다.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기 때문일 게다. 본문에 “어떤 대상에 대해 애증이 장기화되면 두 갈래로 정리된다. 하나는 무관심과 포기이고, 다른 하나는 본격 연구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때 무관심했던 내게 증오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많은 정책들 중에서 나 역시 미디어에서 주요하게 다룬 것만을 알 뿐이다. 작은 깜냥으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2002년으로 돌아가 내가 왜 그를 지지했었나를 생각해 보면 ‘권력의 최정점’을 선택하는 과정을 너무 ‘감정적’으로 하지 않았나 싶다. 나 역시 그의 당선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그럼에도 ‘투신’으로 마감한 삶을 보면서 ‘당선 자체’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것이 유효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의 말대로 기득권은 감성 네트워크와 이익 네트워크가 결합되어 결속력이 매우 강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많은 부분들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적어도 한때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거나 지지했던 사람이라면. 평가는 항상 새롭게 되겠지만, 한 사람이 보여준 숭고한 삶에서 나를 반성해 본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이것이다.

“그렇지요.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기를 끊임없이 이겨야 되는 자기와의 싸움을 해낼 수가 없지요. 근데 그게 그래서 사랑하는 건지,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 모르지만은 극단적인 이기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자기를 사랑한다는 말이 극단적인 이기심일 수도 있고, 또 극단적인 자부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렇죠. 그러다 보면 오류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고, 또 이제 그 결과가 틀리지 않기 위해서 절제해야 되고, 또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결국 중심엔 자기가 있는 거지요. 그런데 자기를 충족하는 것이 개인의 쾌락이나 탐욕을 충족하는 것으로는 충족이 안 되는 것인가 봅니다. 그것으로는 자기만족을 할 수 없으니까, 자기 삶의 가치가 뭔지를 자꾸 생각하고, 그러면서 가는 것이 결국은 자기 사랑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