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는 항상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다

#1
나름대로는 제법 오랜 시간을 뉴스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보통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 문제가 주요 이슈다. 법률이란 게 일반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지만, 그 속속을 면밀히 살펴 보는 게 쉽지 않다. 대신, 언론사들이 정리해 주는 주요 쟁점들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집중해서 뉴스를 보지 않으면, 여야의 충돌을 ‘쟤네들 또 저러는구만’이라고 즉자적인 반응만을 보이게 된다. 어떤 쟁점이 문제가 되는지 찾았지만, 현상과 반응 중심의 기사가 태반이다. 물론, 과거 기사까지 거슬러 가면 파행을 미리 우려하고 쟁점을 분석한 기사들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이슈에 대해 일반인들이 그렇게 하기엔 소요되는 시간이 적지 않다. 그래, 대부분은 즉자적인 반응으로 끝나고 마는 것은 아닐까.

 

#2
이해 관계가 얽힌 사안들은 구조적, 본질적, 핵심적, 현상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그런 Layer 외에 이해당사자인 StakeHolder들의 입장이 이런 층위들과 얽혀 사안이 복잡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언론사들이 현상적인 문제를 좇아가기 바쁠 때, 독자들은 즉자적인 반응만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비정규직 보호법에 대한 기사들을 볼 때, ‘추미애 의원’과 ‘조원진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한나라당의 언행만이 부각된다. 방송, 신문이야 그럴 수 있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 새로운 소식(News)을 전하는 것이, 왜 주요하게 부각되는 지에 대한 정보(Information)을 매번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얼마든지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매번 이해당사자들의 반응과 대응들을 좇아 가면서도 가까운 곳에 해당 이슈를 가장 잘 정리한 InfoGraphic이 있다면. 즉자적인 반응에서 한번 정도 이슈의 핵심에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지 않을까. 독자가 항상 배경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지는 못하기에.

 

#3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평면적인 편집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의 인터넷신문이 취하는 메인면 중심의 편집(개인적으로는 인쇄매체에 적합한 공간 효율성 제고 전략이라고 본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미 기사는 ‘분자적’이 아니라 ‘원자적’으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화된 업무를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

언론사, 특히 인터넷 매체의 편집자들이 이런 고민들을 심화해 주었으면 한다. 가급적 ‘진보 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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