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식민지다?

 

 강준만 교수는 좋아하는 학자 중 한 분이다. 그 분의 다독과 다작에 항상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며칠 전 선배에게 강준만 교수의 ‘지방은 식민지다’란 책을 받았다. 선물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좀 사연이 있는 책이다. 짧게짧게 쓰여진 글이라 읽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거대담론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실천들은 어떠냐’란 제안들이 많아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데도 적절해 보인다. 미국의 프래그머티즘을 연상하는 것은 오버일까?

 책 어디에도 그런 설명은 없지만, 지방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묶어 놓은 책이란 인상을 받는다. 오랜 지방대 교수 생활을 하면서 지방의 문제가 체화되어 있어 허황되게는 들리지 않지만, 뭐랄까 깊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내 일천한 독서 경험으로 인한 오독일 수 있다.) 수도권이 하지 못했기에, 지방이 우리나라의 문제까지 해결하자는 것은 의도는 이해되지만,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각개약진’ 문화에 대한 지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대개의 사람이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없다고 느낄 때 그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각개약진 문화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바뀌지 않는 것은, 그래도 현재의 구조에서 만족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각자의 생각 때문이 아닐까란 것이다. 심지어 좀더 나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아주 작은 손해라도 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말 공정한 룰을 통해 경쟁하고 발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유시민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유신 시절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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