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클래식… 친해지고 싶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다. 고등학교 시절 한때 홀스트의 혹성에 매료된 적이 있었지만, 팝에 비해 그리고 가요에 비해 그렇게 많이 듣지는 못했다. 그러다, mp3가 대중화되면서 조금씩 듣기 시작했고-일 하거나 독서 중에 듣기에 클래식 만한 음악도 없다!- 가끔 귀에 감기는 곡을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했다.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역시 우연히 읽게 된 책이다. 음반의 역사가 100년 정도 된다고 한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라는 불세출의 지휘자를 정점으로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몰락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진 책이다. 물론 생경한 이름으로 인해 읽기가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클래식에 좀더 애정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란 생각으로 끝까지 읽었다. 100장의 명반 중에 브루크너 교향곡 5번과 7번, 브람스 교향곡 1번은 꼭 찾아서 듣고 싶은 곡이다.

 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종말에 가까워지면 역사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얻어진다.’는 저자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초기의 혁신적인 시도들이 음반 시장을 개척했지만, 이후 팝의 대중화에 밀리고,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는 음반사를 보면서, 내가 몸 담고 있는 이 바닥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부수익이 생긴 책이기도 하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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